당뇨발 관리법 (감각검사, 절단예방, 혈관관리)

처음 임상영양사 실습을 나갔을 때 당뇨 합병증으로 발을 절단한 환자를 봤습니다. 절단 했던 부위를 드레싱하는 모습이 한참 지난 지금도 생생한 걸 보면, 그때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도 선생님께서 봐라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받은 충격으로 인해 환자분들에게 더욱 당뇨관리하라고 신신당부 할 수 있을테니깐요. 당뇨 환자 5명 중 1명이 겪는다는 당뇨발, 절단까지 가는 확률은 낮지만 그 '몇 퍼센트'가 바로 나일 수도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오늘은 제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당뇨발 관리의 핵심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당뇨발 관리


당뇨발이 무서운 이유, 감각 상실부터 시작됩니다

당뇨발(diabetic foot)이란 당뇨병으로 인해 발에 신경 손상과 혈액 순환 장애가 생겨 감염, 궤양, 심하면 조직 괴사까지 이어지는 합병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발의 신경과 혈관이 망가지는 겁니다. 20년간 당뇨를 앓았던 김대성 씨는 유도 선수 출신이었지만 결국 왼발 다섯 발가락을 모두 잃었습니다. 절단 후에는 환상통까지 겪고 있는 중이였습니다.

당뇨발의 가장 큰 문제는 초기에 통증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신경병증(neuropathy)으로 인해 감각이 무뎌지면서 상처가 생겨도 본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당뇨 캠프를 진행하면서 발 감각 검사를 해봤는데, 정작 본인은 "발이 아프지 않은데요?"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당뇨발 관리에 대해 심각성을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발가락 운동법을 알려드리며 감각을 알게 해주고, 혈액 순환도 돕는 유익한 시간 이였습니다. 집에서도 자주 발가락 운동을하며 챙겨본다면 혹시나 이상이 있더라도 더 빠른 치료가 가능합니다. 병원에서는 필라멘트 검사(monofilament test)라는 미세 감각 검사를 반드시 시행합니다. 가느다란 실 같은 도구로 발바닥 여러 지점을 눌렀을 때 느낌이 오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68세 김영직 씨는 15년간 당뇨를 앓았지만 처음으로 족부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육안으로는 발이 깨끗해 보였지만 오른발 새끼발가락의 감각이 무뎌진 상태였습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8.5에서 8.6으로 높았고, 공복 혈당은 평균 180, 식후 혈당은 363까지 올라갔습니다. 정상 범위가 공복 126 이하, 식후 200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혈관 검사로 절단 위험을 미리 잡아냅니다

필라멘트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다음 단계는 혈관 검사입니다. 초음파로 발의 혈류 상태를 확인하고, 여기서도 문제가 보이면 CT 혈관 조영술(CTNG)로 하지 전체의 혈관을 정밀하게 살펴봅니다. 김영직 씨의 경우 초음파 검사에서 오른발 혈관의 탄력도가 왼발보다 떨어졌고, CT 검사에서는 혈관을 막는 하얀 침착물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당뇨발 진행이 시작됐다는 신호였습니다.

제가 상담했던 환자 중에도 발이 멀쩡해 보이는데 검사 결과 혈관 협착이 심했던 분이 계셨습니다. 당시 그분은 "발이 시리긴 한데 겨울이라 그런 줄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말초 혈관 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은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발이 차갑고 저리며, 걸을 때 통증이 생기는 증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당뇨 환자는 신경 손상으로 이런 증상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발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암 사망률에 버금갈 정도로 높습니다. 절단 후 5년 생존율이 절반 이하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뇨를 10년 이상 앓았다면 증상이 없어도 1~2년에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저도 실습 시절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절단 환자를 봤던 기억 때문에, 환자분들께 검사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곤 했습니다.

맨발 걷기는 당뇨 환자에게 독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맨발 걷기가 좋을 수 있지만, 당뇨 환자에게는 절대 금물입니다. 작은 돌멩이나 쓰레기를 밟아도 상처가 나고, 감각이 무뎌진 상태라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상처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저도 상담할 때 "운동한다고 맨발로 진흙길 걷는다"는 분들을 여러 번 봤는데, 그때마다 위험성을 설명하며 신발 착용을 당부했습니다.

당뇨발 예방을 위한 핵심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일 발을 꼼꼼히 관찰하세요. 로션을 바르면서 발바닥, 발가락 사이, 발톱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보습과 함께 조기 발견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2. 발가락 운동을 자주 하세요. 발가락을 오므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혈류가 개선되고 습도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도 당뇨 캠프에서 발가락 체조를 필수 프로그램으로 넣었습니다.
  3. 반드시 신발과 양말을 착용하세요. 집 안에서도 슬리퍼를 신고, 외출 시에는 발을 완전히 감싸는 편안한 신발을 선택해야 합니다.
  4. 발톱 무좀도 방치하지 마세요. 김영직 씨도 10년 전부터 발톱 무좀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무좀은 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으니 조기에 치료해야 합니다.

환자 상담 시 사용하는 교육 리플릿 한켠에는 항상 합병증관련 부분을 넣었습니다. 전신이 그려져있는 모습에 당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을 표시한 자료였는데, 처음에는 충격을 받으실까 봐 슬쩍 넘어가다가 관리가 소홀해질 때쯤 다시 꺼내 보여드렸습니다. 온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합병증을 보게되면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다시 긴장하시며 관리 의지를 불태우셨습니다. 솔직히 이 방법이 잔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10명 내외의 절단 환자를 봤던 제 경험상 경각심을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당뇨는 현재로서는 완치가 불가능한 평생 관리 질환입니다. 혈당 조절을 잘하고 있다고 방심하면 합병증은 어느새 다가옵니다. 유영봉 씨는 엄지발가락 절단 수술 후 "더 이상 발을 잃지 않으려면 철저한 관리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관리가 소홀하면 발목까지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신발을 신고, 로션을 바르며 발을 관찰하는 습관부터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10년 이상 당뇨를 앓으셨다면 증상이 없어도 꼭 족부 검사를 받으세요.

--- 참고: https://youtu.be/TFqc0xQj11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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