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행 간식 위험성 (소아당뇨, 설탕섭취, 비만관리)
저도 영양상담을 하면서 소아환자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요즘 아이들의 당 섭취량이 정말 심각합니다. 특히 SNS가 유행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탕후루가 너무 유행일때 이러다가 소아비만으로 인한 당뇨환자가 늘어나는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습니다. 블랙 사파이어 탕후루 하나에 들어있는 당류가 25g인데, 이건 콜라 작은 캔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기준 하루 권장량이 50g이니까, 탕후루 꼬치 하나로 절반을 채우는 셈이죠. 제가 직접 상담하면서 봤던 소아비만 환자들의 식사력을 들어보면, 이런 당류 섭취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SNS 유행 간식 탕후루,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탕후루의 영양학적 실체를 보면 정말 충격적입니다. 과일 자체가 수분과 식이섬유를 제외하면 대부분 과당,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에 설탕을 또 바르니까 말 그대로 '당의 집합체'가 되는 겁니다. 저는 상담하면서 부모님들께 이렇게 설명하곤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당 섭취량은 총 칼로리의 10% 미만인데요. 초등학생 고학년은 40g, 저학년은 30g이 권장량입니다. 그런데 현재 10대들이 하루 평균 56g의 당을 섭취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미 권고 기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죠. "어머니 유행하는 간식 사진을 찍기위해 애한테 사주는 행위를 하지 마세요. 혼자 몰래 사먹는 것 까지 막지 못하더라도 어머니가 사줘서는 안됩니다." 라고 여러 차례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최근 2026년 1월 미국에서 발표한 지침입니다. 만 4세 미만 어린이는 첨가당 섭취를 완전히 금지하라는 권고가 나왔습니다(출처: 미국 식생활 지침). 만 4세면 요즘 유치원도 입학하는 나이인데, 이 정도로 강력한 기준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어린이 당류 섭취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봅니다.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와 같이 놀이터에서 놀다 보면 매일 어린이음료니깐 괜찮다 라는 생각으로 매일 음료수를 주는 부모도 많습니다. 친하지도 않은데 다가가서 먹이지 말라고 일장연설을 할 수도 없고, 너무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아이 음료라 하더라도 홀짝 먹는 음료 한 팩이 15g 안의 당류가 들어가있습니다. 추가로 하루 종일 먹는 음식까지 생각하면 권고 기준을 훨씬 넘을 것입니다.
숨어있는 당 섭취원, 스무디와 떡볶이
사실 탕후루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스무디와 떡볶이인데요. 탕후루는 겉에 설탕이 보여서 '이거 먹으면 안 되겠다'는 인식이라도 있지만, 스무디나 떡볶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과일 스무디는 건강한 거 아닌가요?"인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스무디의 평균 당 함량은 65g입니다. 이건 블랙 사파이어 탕후루 2.5개나 딸기 탕후루 7개에 해당하는 양이죠. 떡볶이도 마찬가지입니다. 5개만 먹어도 밥 한 그릇 칼로리이고, 영양 성분의 대부분이 탄수화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뇨병 관점에서 보면 스무디와 떡볶이가 탕후루보다 더 심각한 당 섭취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의 당 섭취 1위는 여전히 탄산음료이고, 그중에서도 탄산음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유행한 탕후루, 떡볶이, 스무디의 상승세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제 경험상 상담을 받으러 오는 소아비만 환자들의 식사력을 보면, 이런 '숨은 당' 섭취가 정말 많았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시작되는 혈관 손상
많은 분들이 "설탕 좀 먹는다고 당장 큰일 나겠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심각합니다. 당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술과 비슷해서 중독성이 있고, 과도하게 섭취하면 지방간, 간경화, 간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증후군을 유발합니다. 이런 질병들은 결국 죽상 동맥경화(atherosclerosis)로 이어지는데요. 죽상 동맥경화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게 진행되면 뇌경색,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이런 혈관 손상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12~14세 아이들의 65%가 이미 초기 동맥경화인 '지방 줄무늬(fatty streak)'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지방 줄무늬란 혈관 내벽에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혈관이 망가지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단 것을 먹을 때 충치가 생기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혈관과 췌장에서도 설탕으로 인한 손상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 소아과학회는 소아, 영아에게 설탕 섭취 제한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영양 불균형이나 비만 예방 차원이 아니라, 조기 혈관 손상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저도 소아환자들을 상담하면서 느낀 건데, 비만인 아이들의 가족력을 보면 다 같이 비만인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이게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부모님이 많이 먹으니까 그 기준대로 아이한테 먹이고, 결국 유전과 식사력이 합쳐져서 비만이 되는 겁니다. 소아비만은 어릴 때 비만세포 자체가 많아지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소아 당뇨,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소아비만은 지난 10년 사이 2.5배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건 소아 당뇨입니다. 불과 4년 만에 1.6배 증가했는데, 이건 선천성 1형 당뇨가 아니라 100% 비만 및 과도한 당 섭취로 인한 2형 당뇨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2형 당뇨란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발생하는 당뇨병으로, 주로 성인에게 나타나는 질환이었지만 이제는 어린이에게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부터 탕후루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그 후로도 sns의 영향으로 계속되는 화려한 간식이 불꽃처럼 유행했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특성상 나도 유행에 뒤쳐질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많은 디저트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아 당뇨 통계는 더욱 심각해 지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요새는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 같으면서도, SNS를 통한 유행 음식의 전파력이 너무 큽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아이들 중에는 탕후루나 최근 유행한 두쫀쿠 같은 걸 못 먹어서 난리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탕후루와 같은 유행하는 간식류는 대부분 치과적 관점에서도 '충치 유발 원톱'으로 꼽힙니다.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설탕 코팅이 치아에 강하게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하고, 깨물어 먹는 과정에서 교정 장치가 떨어지거나 치아가 손상될 위험도 큽니다. 심지어 탕후루의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탕후루가 5대 불량식품 중 하나로 꼽히며 섭취를 자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제로 탕후루'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제로 탕후루에 사용되는 당알코올(이소말트)은 설탕과 칼로리가 동일하고 설사 등의 부작용과 장내 미생물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의사로서 권장할 만한 음식은 아닙니다.
영국은 설탕세 도입을 통해 소아 비만을 실제로 줄인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탕후루 업체 국정감사 같은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당 섭취 저감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들께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만 2세 미만은 설탕을 전혀 첨가하지 않고, 2세 이상은 하루 칼로리의 6% 미만으로 당 섭취를 제한합니다. 이는 중학생 하루 30g, 초등학교 고학년 25g, 초등학교 저학년 20g 미만을 의미합니다.
- 가장 주의해야 할 당 섭취원은 여전히 탄산음료이므로, 탄산음료 자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 탕후루는 섭취 시 반드시 한 번에 한 개까지만 먹고, 먹고 나서는 양치를 필수적으로 합니다.
- 탕후루 과일 종류에 따라 당 함량이 다르므로, 딸기 탕후루는 하루 한 개 이하, 거봉·귤·블루베리 탕후루는 이틀에 한 개 이하, 그 외 과일 탕후루는 일주일에 두 개 이하로 제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탕후루 자체를 절대 먹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님과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탕범벅인 탄산음료, 디저트류의 음식을 자제하는 것에 부모님도, 국가적으로도 더 관심 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 만 4세 미만 첨가당 완전 금지 같은 강력한 권고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으니, 이제는 우리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 참고: https://youtu.be/SXsrEw8nH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