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식단의 실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저도 처음 당뇨 환자분들을 만났을 때는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식단 가이드를 설명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시는데, 막상 다음 진료 때 뵈면 여전히 믹스커피 두세 잔씩 드시고 계시더군요. 특히 3교대 근무하시는 분들이나 혼자 사시는 분들은 라면이나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로 끼니를 때우는 게 일상이라고 하시니, 저도 할 말이 없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실제 현장에서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당뇨 식단의 핵심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섭취 전략을 풀어보려 합니다.
탄수화물 조절이 혈당 관리의 시작입니다
탄수화물은 1g당 4kcal의 열량을 내며, 우리가 흔히 먹는 밥, 빵, 면, 과일 등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탄수화물은 '당질'이라고도 부르는데, 혈당을 직접적으로 올리는 주범이면서도 동시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참 애매한 영양소입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설명드릴 때 자주 쓰는 비유가 있는데, 탄수화물은 마치 자동차의 휘발유 같은 존재라는 겁니다. 없으면 차가 안 가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넘쳐서 문제가 되죠.
탄수화물은 당의 개수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올리고당, 다당류로 나뉩니다(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단당류와 이당류는 소화가 빠르게 되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만, 올리고당이나 다당류 같은 복합 탄수화물은 소화가 느려서 혈당 상승 속도가 완만합니다. 그래서 당뇨 환자분들께는 항상 흰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밥을 권장하는 겁니다. 실제로 제 경험상 현미밥으로 바꾸신 분들 중 상당수가 식후 혈당이 20~30mg/dL 정도 낮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 섭취량의 적정 기준은 하루 50g 미만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평균 당 섭취량은 70~80g 정도로, 권장량을 훨씬 초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탄산음료, 믹스커피, 과일 주스 같은 음료들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커피믹스 두 잔만 마셔도 하루 권장 당 섭취량을 거의 다 채워버리더군요.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오늘 뭐 드셨어요?"라고 여쭤보면, 대부분 음식은 세세하게 기억하시면서 음료는 잘 말씀 안 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음료는 뭐 드셨어요?"라고 따로 한 번 더 여쭙습니다.
- 밥 먹을 때마다 평소 양에서 두 숟갈씩 덜어내기 (탄수화물 5~10% 감소 효과)
- 흰쌀밥을 현미나 잡곡밥으로 바꾸기 (소화 속도 늦춰 혈당 급등 방지)
- 믹스커피와 단 음료는 끊고, 아스파탐 같은 인공감미료로 대체하기
- 음식 섭취 전 영양 성분표 확인하는 습관 들이기
당뇨 식단은 평생 유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모든 걸 바꾸려고 하면 오히려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습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드리는 조언은 "한 가지씩만 바꿔보세요"입니다. 이번 주는 믹스커피만 끊어보고, 다음 주는 밥 양을 조금만 줄여보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시는 분들이 결국 오래 버티시더라고요.
식이섬유와 단백질로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식이섬유는 당뇨 환자에게 정말 중요한 영양소인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걸 간과하십니다. 식이섬유란 우리 몸에서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주로 채소, 과일, 통곡물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쉽게 말해 장을 청소해주는 빗자루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며, 무엇보다 당 흡수 속도를 늦춰서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걸 막아줍니다.
하루 권장량은 25g인데, 제 경험상 한국인은 한식 위주로 먹다 보니 어느 정도는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특히 당뇨병이 있는 중년 남성분들은 채소를 잘 안 드시는 경향이 있어서, 의식적으로라도 브로콜리, 당근, 키위 같은 걸 챙겨 드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저는 아예 식후에 샐러드나 채소 주스를 한 잔씩 마시라고 추천하는 편인데, 실제로 이렇게 하신 분들이 복부 비만도 줄어들고 혈당 조절도 훨씬 수월해지셨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단백질은 1g당 4kcal의 열량을 내며, 우리 몸의 조직과 면역 세포를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단백질 자체는 혈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문제는 많은 당뇨 환자분들, 특히 여성분들이 단백질 섭취량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저도 직접 식단 일기를 받아보면, 밥과 국, 김치로만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이러면 단백질은 거의 안 드시게 되는 거죠.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1~1.5g 정도입니다. 60kg이면 하루 60~90g 정도 드셔야 한다는 건데, 이걸 식물성 단백질(콩, 두부)과 동물성 단백질(목살, 안심, 닭 안심)을 골고루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고기는 굽는 것보다 삶아서 드시는 게 지방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자주 드리는 팁은, 식단을 구성할 때 탄수화물 비율을 조금 줄이고 대신 단백질 반찬을 하나 더 추가하시라는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비만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지방은 종류를 가려서 섭취해야 합니다
지방은 1g당 9kcal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2배 이상 높은 열량을 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지방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지방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문제는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체중과 체지방, 내장지방이 증가하고, 이게 지방간과 고지혈증으로 이어져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혈당이 잘 안 내려가는 상태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혈당을 내리는 호르몬의 효율이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행히 한국인의 평균 지방 섭취량은 적정 기준을 크게 초과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지방은 섭취량보다 어떤 종류의 지방을 먹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포화지방은 라면, 커피 프림, 버터 같은 데 많이 들어있는데 이건 줄여야 하고, 트랜스지방은 쇼트닝이나 마가린에 들어있는데 이건 아예 끊으셔야 합니다. 반대로 등 푸른 생선, 올리브유, 견과류 같은 불포화지방은 오히려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니까 이쪽으로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진료하면서 느낀 건, 많은 분들이 "기름진 음식은 다 나쁘다"고 뭉뚱그려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께 "삼겹살은 줄이시되, 고등어나 연어는 일주일에 두세 번 드세요"라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이렇게 바꾸신 분들이 콜레스테롤 수치도 개선되고 혈당 조절도 훨씬 잘 되시더라고요.
당뇨 환자를 위한 영양소 섭취의 황금비율은 탄수화물 55~60%, 단백질 20~25%, 지방 15~20%로, 쉽게 6:2:2로 기억하시면 됩니다. 일일이 칼로리를 계산하기 어려우시면, 그냥 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을 드시고, 밥 양은 두 숟갈씩 덜어내시고, 트랜스지방은 끊으시고, 단백질 반찬은 충분히 챙겨 드시면 됩니다. 조금씩이라도 실천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도, 3교대 근무하시거나 혼자 사시는 분들은 매끼 챙겨 먹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기본적인 식습관을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 신장까지 망가지고 발가락까지 문제가 생기는 합병증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당뇨는 잘 관리하면 주위 사람 아무도 모르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병입니다. 제가 만난 환자분들 중에도, 꾸준히 식단 관리하시고 약 잘 드시고 운동하시는 분들은 정말 건강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저도 그런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이 기본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
--- 참고: https://youtu.be/KXs1AB-PSss?si=yi04zyxKaztpdf3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