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간식 고민 (고구마, 혈당관리, 생고구마)

당뇨 환자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정작 더 많이 힘들어하시는 건 식사가 아니라 간식이었습니다. 특히 믹스커피를 하루 6~7잔씩 드시던 분들은 무작정 끊으라는 말에 막막해하셨죠. 그때마다 제가 가장 많이 권했던 게 고구마였는데, 문제는 대부분 호박고구마나 군고구마를 떠올리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생고구마라는 선택지를 처음 들으신 분들은 다들 의아해하셨습니다.

당뇨 환자 간식 고구마


당뇨 전단계, 혈당계로 먼저 확인하세요

당뇨병 관리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본인의 혈당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공복 혈당이 100~125mg/dL, 식후 2시간 혈당이 140~200mg/dL 사이라면 당뇨 전단계로 분류됩니다(출처: 미국당뇨병학회). 이 단계에서는 완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정용 혈당계를 구비해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습관이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만났던 환자분들 중에는 본인이 당뇨 전단계인 줄도 모르고 지내시다가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발견하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10대부터 당뇨 발병률이 급증한다는 통계를 보면, 이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도 혈당 관리에 신경 써야 할 시대가 됐습니다. 혈당 수치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면 식습관 개선의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당뇨 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 개선입니다. 약물 치료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죠. 한국인의 식단은 나트륨 섭취가 많은 편이라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줍니다. 이런 이유로 고구마가 당뇨 환자들에게 자주 권장되는 것입니다.

고구마 섭취법, 조리 방식이 혈당을 좌우합니다

고구마는 식이섬유와 칼륨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식이섬유는 장 건강을 돕고,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혈압 조절과 부종 완화에 기여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조리 방식입니다. 같은 고구마라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혈당 상승 속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고구마의 혈당 지수(GI, Glycemic Index)는 조리 방법에 따라 크게 변합니다. 혈당 지수란 식품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군고구마가 가장 높고 찐고구마, 생고구마 순으로 낮아집니다. 고온에서 구운 군고구마는 전분이 빠르게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당화 최종산물(AGEs)이라는 독소가 생성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 당화 최종산물은 노화를 촉진하고 혈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당뇨 환자나 성인병 환자에게는 피해야 할 요소입니다.

반면 생고구마는 영양소 분해 속도가 느려 혈당이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것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 위험이 커집니다. 생고구마는 껍질째 씻어 썰어서 마요네즈나 간장에 찍어 먹거나, 겉절이 양념에 버무려 반찬처럼 먹을 수 있습니다. 우유나 두유와 함께 갈아 쉐이크로 만드는 방법도 좋습니다.

  1. 군고구마: 혈당 상승 속도 가장 빠름, 당화 최종산물 생성 위험
  2. 찐고구마: 군고구마보다 낮지만 여전히 혈당 상승 속도 빠른 편
  3. 생고구마: 혈당 상승 속도 가장 느림, 식이섬유 섭취 효과 최대

다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분들은 칼륨 함량이 높은 고구마를 소량만 섭취해야 합니다. 신장이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구마는 혈당 지수가 높은 바나나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전분이 많은 감자와도 동시에 섭취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실제 환자들에게 추천했던 현실적인 방법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생고구마를 권했을 때 선뜻 받아들이신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70~80대 어르신들은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딱딱한 생고구마를 씹기 힘들어하셨죠. 그래서 저는 나이대와 치아 상태에 따라 조금 다르게 안내해 드렸습니다. 치아가 튼튼한 50~60대에게는 생고구마를 적극 권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차라리 찐고구마를 추천했습니다. 굽는 것보다는 찌는 게 혈당 상승 속도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고구마와 찰떡궁합인 음식으로는 김치가 있습니다. 김치의 짠맛과 고구마의 칼륨이 상호 작용해 나트륨 배출을 돕기 때문에, 짠 음식을 드실 때 고구마를 곁들이면 좋습니다. 또한 치즈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으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혈당 상승 속도도 완만해지고 포만감도 오래 지속됩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점은 옥수수입니다. 고구마, 감자, 옥수수는 대표적인 탄수화물 식품인데, 이 중에서 옥수수가 혈당을 가장 많이 올립니다. 옥수수 전분은 각종 가공식품에 흔하게 사용되어 무의식적으로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므로, 당뇨 환자라면 옥수수를 가장 먼저 멀리해야 합니다. 감자도 전분 함량이 높지만, 생으로 먹거나 살짝 구워 먹으면 위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위궤양 환자에게는 생감자가 효과적입니다.

밤도 고구마처럼 생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익힌 밤이나 군밤보다는 생밤을 섭취하면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조리 방식입니다. 고온에서 오래 익힐수록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형태로 변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생으로 또는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유리합니다.

제 경험상 환자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달콤한 간식을 포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믹스커피를 하루 2~3잔씩 드시던 습관을 한 번에 끊기는 어렵죠. 그럴 때 생고구마나 찐고구마를 대체 간식으로 제안하면, 처음엔 낯설어하시지만 조금씩 적응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중요한 건 무조건 금지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대안을 찾아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뇨 관리는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함께 가야 하는 과제입니다. 그래서 본인의 생활 패턴과 식습관에 맞춰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고구마 하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작은 변화가 쌓여 큰 결과를 만든다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혈당계로 꾸준히 수치를 확인하고, 조리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혈당 관리에 분명한 차이가 생깁니다.

--- 참고: https://youtu.be/lE7cxhJCORs?si=6HtxXbVO-YmRi17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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