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인 마트 간식 선택법 (영양성분표, 당류, 제로음료)
솔직히 저는 처음 당뇨 환자분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이 간식 하나 고르는 데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일반적으로 당뇨인은 '단 것만 피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병동에서 직접 경험한 바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영양성분표 하나 제대로 못 읽으면 밥 한 공기를 간식으로 먹는 셈이 되고, 건강할 것 같은 과일도 양 조절을 못 하면 혈당을 급격히 올립니다. 마트에서 간식을 고를 때 꼭 확인해야 할 영양성분표 읽는 법과, 제 경험을 통해 깨달은 실전 팁을 정리해봤습니다.
영양성분표 읽는 법, 탄수화물과 당류는 다르다
마트에서 과자를 집어 들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제품 옆면이나 뒷면에 표기된 영양성분표입니다. 여기에는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이 표시되어 있는데, 제가 환자분들께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탄수화물과 당류를 구분해서 보라는 것입니다. 탄수화물(carbohydrate)이란 식이섬유, 전분, 당류를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입니다. 반면 당류(sugar)는 단당류와 이당류의 합으로, 구조가 단순해 소화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습니다.
같은 과자라도 100g당 탄수화물 함량이 비슷해 보여도, 당류 함량은 최대 9배까지 차이 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봉지당 120kcal인 과자가 여섯 봉지 들어있다면 전부 먹으면 720kcal를 섭취하는 셈이고, 145kcal짜리 파이 두 봉지는 약 300kcal로 밥 한 공기와 같은 열량입니다. 쌀로 만든 옛날 과자는 건강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탄수화물 덩어리라 양 조절이 필수입니다. 제가 만난 환자분 중에는 "쌀 과자니까 괜찮겠지" 하며 수시로 드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는 계속 밥을 먹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익숙해지면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질병 여부나 개인 상황에 따라 적합한 식품을 현명하게 선택하려면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과일은 많이 먹어도 되지 않냐는 오해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중 하나가 "과일은 건강에 좋으니까 많이 먹어도 되지 않냐"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당뇨인에게는 섭취량 조절이 필수입니다. 과일에 들어있는 과당(fructose)도 엄연한 당류이기 때문입니다. 과당이란 과일에 자연적으로 함유된 단순당으로, 포도당보다 단맛이 강하지만 혈당 반응은 다소 완만한 편입니다. 그렇다고 무제한 섭취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인의 적정 과일 섭취량은 의외로 아주 적습니다. 귤은 작은 것 2개 또는 큰 것 1개, 사과는 중간 크기 1/3개 또는 작은 것 반 개, 키위는 1개 정도가 권장량입니다. 토마토는 당류가 다른 과일에 비해 적지만 그래도 작은 것 2개 또는 방울토마토 300g 정도가 적당합니다. 앉은자리에서 귤 4~5개를 먹는다는 분들을 병동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이는 권장량의 두 배가 넘는 양입니다.
가공된 과일 주스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식이섬유소가 거의 없거나 적어 혈당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섭취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과일 자체를 드시는 것이 훨씬 낫지만, 그마저도 양 조절이 필수입니다. 제가 입이 심심하다고 하시는 분들께는 과일 대신 방울토마토, 견과류, 흰 우유 등을 권유하곤 합니다.
탄산음료 대신 제로음료, 정말 괜찮을까
저는 탄산이 싫어서 탄산음료를 거의 안 먹고 살았는데,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의외로 많은 분들이 탄산음료를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심지어 젊은 당뇨 환자는 1.5리터 페트병을 옆에 끼고 살았습니다. 병실 안에서도 옆에 두고 계속 마시더라고요. 속이 갑갑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들어서 더 먹게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탄산음료는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있어 혈당 관리에 치명적입니다.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가 거의 없으며, 혈당이나 체중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설탕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공감미료(artificial sweetener)란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합성 물질로, 칼로리가 매우 낮거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탄산수는 칼로리, 탄수화물, 당류가 거의 없어 톡 쏘는 맛을 원할 때 좋은 대안이지만, 위장이 좋지 않은 분들은 과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온 음료는 일반 사이다보다 열량이 적어 보이지만,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면 단순 당 위주로 이루어져 있어 섭취에 유의해야 합니다. 제가 그 환자분께 탄산음료를 점차 줄일 수 있도록 권고했고, 그 과정이 힘들겠다는 걸 인정하면서 제로슈가 탄산음료나 탄산수로 바꿔서 드시도록 말씀드렸습니다. 이처럼 당뇨인에게는 식사뿐만 아니라 간식 조절도 일상생활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꼭 노력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유와 커피, 가공 여부가 혈당을 결정한다
유제품 코너에서도 주의할 점이 많습니다. 흰 우유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고루 들어있어 좋은 간식이 될 수 있지만, 딸기 우유 같은 가공유는 칼로리가 높고 탄수화물과 당류 함량이 약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 원유 함량이 적어 칼슘 함량도 낮아지고, 대신 설탕, 포도당, 합성 착향료가 첨가되어 있습니다. 요거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인 요거트'라고 해도 제품에 따라 당류 함량이 크게 다를 수 있는데, 일부는 100g당 당류가 1g 정도이지만 다른 제품은 10g 이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커피와 차 코너에서는 블랙커피나 아메리카노를 권장하며, 믹스 커피보다 설탕이 없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블랙커피는 칼로리가 5kcal 정도로 낮고 당류는 0g인 반면, 믹스 커피 한 봉지는 50kcal에 당류 6g이 들어있습니다. 아이스티는 믹스 커피와 열량은 비슷하지만 당류 함량이 훨씬 높아 사실상 설탕물에 가깝습니다. 꿀이나 설탕에 절여진 차도 원재료명을 확인하면 설탕, 과당, 벌꿀 등 당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과자 한 봉지, 믹스커피 두 잔 등이 쉽게 혈당을 올립니다. 당뇨인에게 필요한 간식 선택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영양성분표에서 탄수화물보다 당류 함량을 우선 확인한다
- 가공 식품보다 자연 식품을 선택하되, 과일도 양 조절이 필수다
- 제로칼로리 음료나 탄산수로 탄산음료를 대체한다
- 흰 우유와 플레인 요거트를 선택하되 성분표를 반드시 확인한다
- 커피는 블랙으로, 차는 설탕 없는 것으로 선택한다
마트에서 간식을 고를 때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제 경험상 이게 당뇨 관리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매번 제품을 뒤집어보고 성분표를 읽는 게 번거롭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어떤 제품이 괜찮고 어떤 제품을 피해야 하는지 금방 눈에 들어옵니다. 당뇨인에게 간식 조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식사뿐만 아니라 간식 하나하나에도 신경 써야 하고, 그 과정이 힘들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작은 습관 하나가 장기적으로 건강을 지키는 큰 힘이 됩니다. 오늘부터 마트에서 제품을 고를 때 영양성분표를 한 번만 더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youtu.be/GUG7RE8QCVE?si=foykpF7levDsRAzG